엄마일기

[엄마+51] 쪼랩 엄마는 언제쯤 만랩 엄마를 이해하나

JN3.59 2025. 5. 16. 15:46

나는 인과관계없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상대나 동일한 질문의 빈도수에 따라 가끔은 화가 나기도 한다.

원래 그렇다, 너는 항상 그렇다, 그냥 그런 소리는 하는 게 아니다, 너는 꼭 그러더라 등…

원래 그런 건 없다.
항상 그러는 사람도 없다.
행동을 저지할 때 ‘그냥’이라는 이유는 납득이 어렵다.
내가 꼭 그럴 줄 알면서 왜 하는 건가.

오늘이 그날이다. 사십 년이 됐지만 엄마의 언어를 이해하기 어렵다.

’ 아이 하나를 더 낳고 조리를 잘하면 산후통이 없어질 것이라 ‘는 엄마의 말이 트리거가 되어 또 못되고 독한 딸이 되어버렸다.

부모님을 공경하지 않으면서 아이에게 다정한 말투로 웃어주는 이중적인 내 행동을 어째야 하나.

엄청난 산후통, 휴직 중이라 월급이 나오지만 그래도 여전히 불안하기만 한 마음, 불안정한 호르몬 등 핑계 댈 거리는 많으나 사실은 내가 그저 미성숙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나는 화도 내고 짜증도 내지만 엄마는 그러지 않으시지 않느냐. 그러니 ‘아이~ 우리 엄마 왜 그래~’라던지 ‘우리 엄마 아파서 안돼’라던지 등의 따뜻한 말로 위기를 넘겨보라는 친구의 조언을 들으니 또 눈물이 찬다.

나는 아직도 애다.
나는 많이 부족하다.
진짜 이기적이고 배려 없는 건 나였다.

엄마가 되어도 엄마를 이해하기 어려우면 나는 언제쯤 철이 들어 내 엄마를 이해할 날이 올까?

아가의 탄생으로 엄마라는 타이틀을 얻긴 했지만, 쪼렙 엄마는 만렙 엄마의 희생과 노고를 이해하기엔 아직 51일 밖에 되지 않았으니 조금만 기다려줘요.

510일 차에는 더 나은 모습이 되어 있기를 바란다 나 자신아!!
  


눈물 콧물 다 빼는 잠옷 바람 쪼랩 엄마: 그 와중에 홈쇼핑에서 산 잠옷 바지 진짜 따뜻하고 편하고 언더아머 남편 티셔츠 진짜 안 입은 것 같이 편해서 절대 못 벗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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