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며 배워요

[D+25]🌙 밤만 되면 끙끙대는 우리 아가! ‘용쓰기’일까? ‘배앓이’일까?

JN3.59 2025. 4. 20. 16:24


=> 배앓이 vs 용쓰기 차이, 헷갈리지 말자


4월 17일, 생후 22일 차.
낮에는 천사처럼 잘 먹고 잘 자던 우리 아가가 밤만 되면 끙끙대고 몸을 베베 꼬며 잠들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자정이 넘어가면 증상이 심해지고, 심할 때는 1분에 한 번씩 낑낑거리는 소리를 내며 몸을 버팅기는 등 패턴이 반복됐다.

처음엔 그냥 잠투정인 줄 알았는데, 며칠 째 반복되니 혹시 어디가 아픈 건 아닐까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 증상 정리

  • 일단 낮에는 분유도 잘 먹고 잠도 잘 잠 (보통 수유텀 3시간 30분~4시간)
  • 변도 하루 1-2번씩 잘 보고 색도 황금빛 노란색으로 전혀 문제가 없음
  • 9시 넘어가면서 증상이 슬슬 시작되고, 12시 넘어가면 극에 달하는데
  • 1분 간격으로 몸을 오징어 굽듯 베베 꼬고 뒤척이고 끙끙대는 소리를 냄
  • 마치 몸이 쑤시는 듯 심하게 꿈틀댐
  • 몸을 뒤로 버팅기고, 다리를 쭈욱 폄
  • 방귀 뀌는 횟수가 늘었고, 트림도 두 번 이상 할 때가 잦은 것으로 보아 가스가 많이 차는 것으로 추정됨
  • 응가 싸듯이 몸에 힘을 주고 얼굴 전체가 새빨개짐


👉 네이버 블로그와 주변 육아하시는 분들의 의견을 구해본 결과, ‘배앓이’라는 분들이 대부분이었고 소수만 ‘용쓰기’처럼 보인다고 하셨어요.


🤔 이런 경우 왜 생길까? 추정 가능한 원인들


좀 더 정확한 답변을 찾고자 의학적 정보를 찾아보니 저희 아이의 증상은 ‘용쓰기’에 가까웠고, 거기에 ‘장에 가스가 차는 문제’가 더해진 것으로 보였어요.


추정 원인 1. Grunting Baby Syndrome (용쓰기, 끙끙이 증후군)

정식 명칭은 Infant Dyschezia (영아 배변장애)로, 소화기관과 근육 협응이 아직 미숙한 신생아가 변은 정상인데, 배에 힘을 주며 끙끙거리는 상태를 의미해요.

🔎의학적 측면에서 말하는 ‘용쓰기’ 특징으로는

  • 배에 힘을 주며 울거나 끙끙댐
  • 방귀를 자주 뀜
  • 얼굴이 붉어지거나 몸을 뻣뻣하게 만들기도 함
  • 변의 색, 형태, 횟수는 정상
  • 보통 5~10분 정도 지속되고, 변을 보면 바로 진정됨 (단, 변 보는 시점과 딱 맞물리지 않더라도 변의 이동이나 장 내 압력, 근육 협응 부족으로 인한 불편감으로 인해 변이 나올 준비를 할 때부터 수 시간 전에도 나타날 수 있음)
📌 저희 아이, 응가는 문제없는데요??
변비와는 다릅니다! 배변은 ‘학습되는 반사작용’입니다. 아가들은 배에 힘을 주고 항문을 이완하는 것을 익혀가는 중이에요. 그래서 변이 딱딱하지 않고, 잘 나오며 색에 이상이 없으면 용쓰기일 가능성이 높아요.
“신생아가 배변을 위한 근육 협응을 배우는 중인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 Pediatric Gastroenterology, Hepatology & Nutrition, 2014

추정 원인 2. 밤 시간대의 생체리듬 + 얕은 수면

신생아의 수면은 성인보다 훨씬 얕고 불규칙해서 특히 밤 시간에는 자율신경계가 미숙해 더 예민해질 수 있다고 합니다. 꿈틀거림과 끙끙댐은 렘수면 상태에서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일 수도 있어요.

추정 원인 3. 장에 가스가 차는 경우 (gas pain)

분유를 먹는 아기들은 상대적으로 공기를 더 많이 삼킬 수 있고, 장에 가스가 차면 속이 불편해서 끙끙댈 수 있어요.

저희 아가는 최근 트림을 시키고 눕혀놔도 울컥하는 소리와 함께 게워내는 경우가 종종 생기고, 트림을 분명했는데 끙끙거려서 토닥여주면 또 하는 경우가 종종 발견됐어요.

그러다가 ‘너무 빠른 수유 시간이 문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희 아이는 유미 젖병(젖병: 160ml 사이즈, 젖꼭지 1단계-보통 신생아는 0단계 사용함)과 더블하트(젖병: 160ml 사이즈 젖꼭지: SS사이즈)를 같이 쓰고 있는데, 유미 젖병 젖꼭지가 더 크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엄청나게 많은 양의 분유를 먹습니다.

더블하트는 먹다가 자는 경우가 종종 생겨서 젖꼭지 단계를 올려봤는데, 원래 빠는 힘이 좋고 잘 먹으니 수유가 빨리 끝나면 그게 좋은 건 줄 알았어요. 단 시간에 많은 양의 우유를 먹으니 위에 부담이 되기도 하고, 공기도 찬다는 사실을 생각하지 못했나 봐요. 초보 엄마.. 정말.. 휴!!! 그래도 자책은 하지 않아요.. 그냥 쿨하게 ‘좀 봐주라! 나도 엄마가 처음이다. 우리 같이 배워보자’합니다 ㅎㅎ

여하튼 이 문제가 아이 수면을 방해하고 있다는 사실도 발견했습니다!


추정 원인 4. 배앓이

배앓이 증상이 용쓰기와 비슷하기 때문에 배앓이도 추정 원인 중 하나였습니다. 다만, 배앓이는 지속적으로 달래기 힘든 큰 울음을 동반하고, 다리를 끌어올리며 몸부림을 칩니다.


👶 아기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들

저는 다음과 같은 루틴을 꾸준히 지켜줬고, 용쓰기는 여전히 지속되지만 게워내는 것과 수면 방해가 확실히 줄었어요.

✔ 수유 루틴
분유를 한 번에 다 먹이지 않고 두 번 또는 세 번에 나눠서 진행하고, 나누는 중간마다 1-2분 쉬게 하고 트림 시켜주기

  • 예 1: 120ml 수유하는 경우 => 60ml+60ml 혹은 상황에 따라 다른 수치로 나누기도 함
  • 예 2: 140ml 수유하는 경우 => 60ml + 60ml+20ml 또는 70ml+70ml


트림 루틴

  • 한번 트림할 때 최소 10분 토닥이기  
  • 트림이 한번 나왔다고 바로 눕히지 않기
  • 트림 유무와 상관없이 10분 이상 무조건 안아서 세워주거나 계속 토닥여주기
  • 언제든 ’욱‘하는 듯한 표정이나 소리를 낸다면 바로 상반신을 들어 두세 번 토닥 토닥해주기


예를 들어 120ml 수유하는 경우, 60ml 먹이고 1~2분 쉬고 10분 이상 트림 유도 → 나머지 60ml 먹이고 1~2분 쉬고 10분 이상 트림을 유도합니다. 만약, 아기가 두드리는 즉시 혹은 2분 만에 트림을 했더라도 나머지 8분 동안 계속 두드려 줍니다. 어떤 때는 트림을 두 번-세 번 하기도 합니다. 제대로 가스를 배출하지 않으면 자다가 우웩 하는 분수토를 할 수도 있고 수면에 방해가 됩니다. 트림 루틴을 지키고 나서 저희 아이는 분수토를 거의 하지 않습니다.

저희 아이는 제가 등을 두드리기도 전에 주로 용트림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몇 번 토닥여서 안 하면 ‘오늘은 소화를 잘 시켰나 보다’라고 생각하고 대견하다며 칭찬해 줬어요.

그런데 시간을 가지고 트림을 시켰을 때 두 번 세 번 트림을 하는 아이를 보고 ‘아! 엄마의 인내가 있어야 건강하게 키울 수 있겠구나’ 했습니다.

아기 긴장 완화 루틴

  • 아기가 새벽에 낑낑대고 꿈틀거리는 경우, 상반신만 들어서 가볍게 토닥여주기
  • 목과 어깨 가볍게 마사지하기 (단, 자고 있는 경우라면 10초~30초 사이의 짧은 마사지)
  • 아이가 최대한 축 늘어질 수 있도록 안고 10분 이상 충분히 안아서 재우기 (단! 잠깐 안아줄 거면 차라리 안아주지 마세요. 짧은 안아주기는 오히려 자극이 돼서 수면 방해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 아기가 잘 때 자주 바라보는 방향의 어깨와 목 밑에 엄마 손을 넣어 받쳐주기 놀랍게도 이 작은 접촉이 깊은 수면을 유도해 줍니다.

🌙 왜 밤에 더 심하게 느껴질까?

1. 조용한 환경이라 더 민감하게 느껴짐 => 낮에는 아기도 자극이 많고 엄마도 분주해서 끙끙거림이 덜 느껴짐. 밤엔 조용해서 더 도드라짐.
2. 밤에는 소화가 느려짐 => 아기의 위장 기능도 낮보다 저하돼, 가스나 변의 움직임이 더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3. 신생아의 수면 주기 특성 => 신생아는 렘수면(얕은 잠) 비율이 많고, 이때 몸의 꿈틀거림이나 표정 변화, 근육 반사가 잘 나타나요.
4. 밤에 더 긴장하거나 피곤함 => 하루 동안 받은 자극이 누적되어 몸이 더 긴장될 수도 있어요.


💬 마무리하며

우리 아기가 밤마다 끙끙거리는 모습을 보면 걱정부터 앞서게 되지만, 신생아기의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일 수도 있다는 점, 그리고 엄마의 꾸준한 케어가 아기의 안정을 이끈다는 점을 꼭 기억하셨으면 해요.

저도 여전히 시행착오를 겪으며 육아 중이지만, 혹시 이 글이 저처럼 고민 중인 다른 엄마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남겨요 🫶


📚 참고 자료

  • Grunting Baby Syndrome: National Institute of Health - PubMed
  • Infant Dyschezia - Pediatric Gastroenterology guidelines, ESPGHAN (2014)
  • “Why Babies Grunt and Strain: It’s Not Always Constipation” – Seattle Children’s Hospital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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